감독이 만든 공간 – 미장센으로 감정을 설계한 연출가들
영화는 움직이는 이미지로 이야기를 전하는 예술입니다. 하지만 그 이미지의 힘은 단지 배우의 연기나 대사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. 화면에 담긴 ‘모든 것’—빛, 색, 소품, 위치, 거리감, 구조—는 감독이 설계한 ‘감정의 공간’입니다. 이를 ‘미장센(Mise-en-scène)’이라 부르며, 프랑스어로는 ‘무대 위에 놓는다’는 뜻을 가집니다. 이번 글에서는 특정 감독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미장센으로 공간을 설계하고, 그것을 통해 인물의 내면과 서사를 표현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.1.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– 흑백 속 절제된 감정‘이다(IDA, 2013)’와 ‘콜드 워(Cold War, 2018)’를 연출한 폴란드 감독 파벨 파블리코브스키는 절제된 미장센의 대가로 평가받습니다. 그는 흑백 화면, 정적인 프레이밍, 정..
2025. 4. 15.